낮 동안 태양광 배터리를 충전한 뒤 밤에도 비행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수개월간 중단없이 작전 활동이 가능한 무인 정찰기가 2년 내에 실전 배치된다.
영국의 방산(防産)업체 키네티큐(QinetiQ)가 개발한 태양 에너지 무인(無人)정찰기 ‘제퍼(Zephyr) 6′<사진>가 지난 달 28~31일 미 애리조나 주 소노런 사막에서 82시간 37분간 운항해, 무인비행기 연속 비행에서 최장기록을 세웠다고 BBC방송이 23일 보도했다. 이 차세대 무인 정찰기는 미 국방부가 개발 자금을 지원했다.
제퍼 6는 일반 여객기의 운항 고도 보다 두 배 높은 1만8000m 이상 고공에서 원격 조종으로 작전한다. 날개 전체 길이가 18m에 달하지만, 무게는 30㎏에 불과하다고 BBC는 전했다.
하지만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다. 동체는 첨단 탄소섬유를 재료로 써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영상 45도의 고온과 영하 70도의 초저온에도 견딜 수 있다. 또 종이보다 얇은 두께로 날개에
접착된 ‘비결정 실리콘 박막’ 태양광 전지판이 발전(發電)하며, 충전지에도 기존 제품보다 두 배 이상 효율이 높은 신기술이 적용됐다.
키네티큐는 현재 미국 보잉 사와 협력해 약 450㎏ 무게의 정찰·통신장비를 싣고 비행 가능한 초대형 태양 에너지 정찰기를 만드는 ‘독수리(vulture)’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. 이 회사의 폴 데이비(Davey) 개발국장은 “3개월간 연속 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2년 내 실용화할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
이태훈 기자 libra@chosun.com